



마법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마법사와 인간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
산산조각이 난 모습도 아름답게 빛나는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서운 마법사뿐만이 아닙니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빛내는 달, <커다란 재앙>은 그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데에는 충분하거든요.
그런 <커다란 재앙>이 1년에 한 번, 세계를 뒤덮는 날에는 현자의 마법사들이라 불리는 마법사들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무시무시한 <커다란 재앙>과 맞서 싸웁니다. 여태껏 우리는 잘 싸워왔다고 단언할 수 있는 그런 나날이었죠.
하지만 이번 현자에게는 달랐던 모양입니다. 그저 매년 찾아오는, 그런 올해의 <커다란 재앙>을 대비해
이세계에서 불려온 현자는 현자의 마법사가 될 새로운 마법사들을 불러들이기로 합니다.

<커다란 재앙>의 경이로움에 홀려 너무 가까이 하면 그 영혼 채로 삼켜질지도 몰라요.
<커다란 재앙>과 맞서 싸우는 그 연례행사를 끝내고 나면, 재앙에 피해를 본 현자의 마법사들은 각양각색의 기묘한 상처를 얻는다고 합니다. 거의 영원을 사는 마법사들에겐 일종의 후유증인 셈이지요. 그 종류는 일생 신경 쓰지 않아도 될만한 시답잖은 것부터, 목숨에 영향을 주는 위험한 것까지 정말 다양하다고 하네요.
부디 <커다란 재앙>과의 싸움에서 그 기묘한 상처가 해가 되지 않기를. 현자는 손을 모아 그렇게 기도합니다.

찬란하게 부서진 이 세계에 중심에 존재하는 대륙에는 그 위치에 맞춰, 5개의 국가가 존재합니다.
그 지리적 특성에 따라 자연환경도, 그곳을 이루고 있는 것도 천차만별이죠.
살아온 환경이 다르면 그 특성이 다르고, 같다면 어딘가 모르게 닮은 점이 존재하는 법입니다.
추신. 어디까지나 알려진 내용을 정리해둔 것이므로, 꼭 그렇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먼 옛날, 마법사와 인간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을 만들기 위해 세워진 나라였다고 합니다.
대륙의 중심에 존재하기 때문에 중앙 국가는 그 지리적 특성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입니다.
교역이 번창하여 어떤 나라의 물품도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상업적으로 중요한 도시죠.
인간과 마법사들과의 관계는 글쎄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이 모두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네요.
중앙의 마법사들은 향상심이 높고 올곧은 성품을 지니며,
모두를 끌어모아 이끌 수 있는 그들만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대륙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곳입니다. 동쪽의 국가는 그 운치마저 살아있는 곳이죠. 조화로움을
중시하는 국가기 때문에 관련된 법률이 많기 때문인지 성실하고 진중한 태도를 지닌 자가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더불어 그것이 마찰 또한 쉽게 일어나는 이유기도 하겠죠.
동쪽의 마법사들은 기본적으로 인간들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아니, 인간뿐만이 아니라 그저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네요. 사이에 벽을 하나 두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그들에게 성급하게 다가가려고 한다면 평생 섞일 기회를 잃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번 마음을 열면…….


화려한 일면에, 가난함을 감추고 있는 서쪽 국가는 마법 과학을 토대로 발전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빈부격차가 심하여 인간들은 어쩌다 뒷골목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들 하죠.
하지만 모두들 축제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특히 마법사들이요.
서쪽의 마법사를 만나면 일단 도망쳐라. 어떤 일에 휘말려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그런 소문이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모습은 마치 어린아이의 그것과도 같아 보입니다.
마이페이스에, 쾌활한 성격을 지닌 그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문제는 생기지 않을 거예요.


남쪽 국가는 한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황야와 바위산이 많아 인간들이 살아가기에는
다소 부적합한 곳이 많지만, 마법사들과 힘을 합쳐 서로에게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가장 마법사들에 대한 차별이 없는 곳이라 보여집니다.
그래서인지, 남쪽의 마법사들은 마력이 가장 약하다고 합니다. 사용할 일 자체가 적으니까요.
남쪽의 마법사들은 이곳의 온화한 날씨와 같은 성품을 지닌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곤란한 상황을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는 그런 상냥한 마법사가 많다고 하네요.


북쪽 국가는 모든 곳이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험난한 곳입니다.
인간들은 살아가기 힘들 정도의 추위와 맞서 싸워야만 이곳에서 지낼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마법사들에게도 해당하는 것일까요? 마치 약육강식의 세계처럼, 이곳의 마법사들은 하나 같이
강력한 자들만이 존재합니다. 그렇지 못한 마법사들은 진작 마법석이 되어버렸겠지요.
얼음과 같이 차가운, 고독을 지닌 협조성이 매우 나쁜 무서운 마법사.
북쪽의 마법사들은 그렇게 불리고 있습니다.
―현자의 서 발췌.

중앙 국가에 존재하는 마법관은 본래 모르는 세계에 홀로 떨어진 현자만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현자는 어째서인지 이 마법관에 현자의 마법사들을 불러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올해의 <커다란 재앙>을 대비하여 이제 막 현자의 마법사가 된 자들을 지도하고, 서로를 더 이해하며,
협동심을 길러 보다 피해가 적은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라네요.
여태껏 그런 이야기는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는데 말이죠.
현자의 그런 주장에 기꺼이 찬성하며 마법관으로 찾아오던지,
내키지 않은 마음을 억누르고 등을 떠밀리듯이 발걸음을 옮기던지,
현자의 마법사들은 모두 마법관에 모여 지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커다란 재앙>이 찾아오기까지 ――,
마법관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